지난 17 '국민 스낵'으로 불리며 오랜 기간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농심 '노래방 새우깡'서 생쥐머리 추정 이물질이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칼날 참치캔', 농심 '쌀 새우깡'  플라스틱 이물질 발견 등 추가적인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온 나라가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해당 기업과 관련산업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식품안전사태의 서곡을 알린 사건은 지난 17일에 발생한 농심 '노래방 새우깡' 생쥐머리 검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농심은 '국민 스낵'에 대한 불신과 실망에 찬 소비자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고, 해당제품 생산중단 및 수거 조치를 취했습니다. , '칼날 참치캔'으로 논란을 겪고 있는 동원 F&B 역시 이물질이 발견된 제품 및 동일 날짜에 생산된 제품을 리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후 두 업체는 전 일간지를 통해 사과문 성명 광고를 게재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들의 사태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소비자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합니다. 40여 년 동안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새우깡'의 경우 '생쥐깡'으로 불리며  연일 비난의 도마 위에 올라와 있고 온라인상에서는 각종 패러디물까지 나돌고 있습니다.(아래사진 참고) 거기에 네티즌 들은 농심의 간판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신라면'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며 강한 불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이번 사태는 농심과 동원 F&B의 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주가급락을 유도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엇이 이번 사태를 악화시켰는가?

 

이번에 발생한 제품 내 '이물질 사고'의 면모를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된 문제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눈에 띄는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늑장 대처입니다. 농심은 지난 2월 새우깡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고, 동원 F&B의 경우 지난 2일에 사건을 접수하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두 업체는 사실 확인과 내부 조사를 명분으로 언론에 사실 발표를 미뤄왔고, 이로 인해 언론과 소비자들의 더 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사건 축소에만 급급했다는 점입니다. 관련사태가 언론에 보도될 시점에는 두 업체 모두 자사의 생산 시스템상 이물질이 첨가될 수 없다는 주장을 보여 왔습니다. 이후 사태가 심각해지자 뒤늦게 입장을 바꾸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농심의 경우 피해자 유모씨에게 라면 3상자와 보상금 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고 동원 측은 참치선물세트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건 축소-은폐에 대한 비난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농심 및 동원F&B의 위기 관리 형태를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기업들의 악플 대응법 분류에 적용하면 지극히 '돈으로 해결하려는 유형'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분류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의 대처 방식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쉽고 피해자들은 자신의 의견이 존중 받지 못했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식품안전사고 발생 시 이러한 방법을 통해 증거를 없애고 원인규명을 뒷전으로 미루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류는 보통 몇몇 식품  업체들의 안일한 위기사태 인식에서 비롯되며 여기에 식품안전사고 보상과 관련한 느슨한 식품 관련 법체계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더라도 이로 인해 신체손상을 입지 않은 경우에는 교환이나 환불만으로 보상토록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식품업체의 위기관리 그 대안은 무엇일까?

 

사실 식품업체의 입장에서 '이물질 발견'사고는 회사 이미지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위기입니다. 이는 식품업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사고에 대한 인식이 오랫동안 소비자 들의 머릿속에 지속될 수 있고, 기업 이미지 추락과 제품 판매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품업체 측에서는'이물질 발견'사고 발생 시 원인규명보다는 피해자 설득 혹은 증거인멸의 방법으로 대응을 하게 됩니다. 이는 언론에 사건이 노출되는 것 만으로도 자사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안일한 대처가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원인 규명이 이루어 지지 않은 채 지나가는 사안은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많고, 이 경우 이전에 피해자와의 접촉을 통해 음성적으로 처리하였던 사안들도 한번에 붉어져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품을 고의 변질한 뒤 금품을 뜯어낸 부부' 사례와 '생떼 소비자' 사례처럼 '블랙컨슈머'의 횡포에 휘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블랙컨슈머'들은 늘 이러한 식품업체의 약점을 악용하려 들기 때문입니다. 이들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고 향후에 발생할 위기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업체측에서는 이들과의 음성적인 협상보다 일정한 기준에 의해 사실을 분명히 확인한 후에 보상정도를 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식품업체들은 이와 같은 위기가 발생할 시 오히려 더 기본적인 위기관리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1. 피해자의 민원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무시하는 언행을 절대 하지 않는다.

2. 신속하게 관련 담당자들에게 보고하고 사태파악 및 원인규명을 실시한다.

3. 고객상담 전화를 증설하여 소비자들의 문의가 원활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4. 회사의 공식적인 발표 이외에는 진행사항에 대해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다. (대외발표

 창구는 홍보실로 일원화하고 발표는 대표이사가 직접 하는 것이 좋다.)

5. 대외발표 창구는 홍보실로 일원화하고 발표는 대표이사가 직접한다. 이를 통해 대표 이사가 직접 사태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6. 사실 왜곡 및 확대 방지를 위해 언론에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한다.

7. 자사의 결함이 발견될 시에는 자체결함을 조속히 인정한다.

8. (사안에 따라) 즉시 유통중인 해당 제품의 판매 중지, 회수 및 광고를 중단한다.

9. 피해자에 대한 피해보상 및 향후 개선할 사항에 대해 언론에 밝힌다.

10. 위기 상황 중이나 사건 해결 후에도 언론 및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새로운 광고/홍보 캠페인 등의 전개를 통해 공중들의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 이슈를 제시한다.

 

앞에서 밝혔듯이 위의 조치들은 식품업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위기 상황에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교과서적인 내용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위기 상황에서든 기업이 주체가 되어 위기를 처리해 나가고 있음을 공중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너무 평범해 보일지도 모르는 위의 교과서적인 내용이 반드시 바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식품업체의 우려대로 위와 같은 사후 조치들에 의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일시적으로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당장의 매출도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위기관리 성공사례(1982 9월 타이레놀 독극물 투입 협박 사건, 1990 2월 페리어(Perrier) 벤젠성분 검출 사건 )에서 알 수 있듯이 위기는 기업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기업들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회가 가져다 줄 '신뢰'는 그 어떤 광고/홍보 활동보다 효과가 크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는 부분일 것입니다.  

 아직도 언론상에서는 '먹을거리 사고'와 관련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식품업체의 가격인상과 더불어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가 이번 사태를 더욱 심화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아무쪼록 관련 식품업체들이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하고 명확한 개선의지를 보여서 다시 소비자들의 기대와 신뢰를 얻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의 위기가 '숨기면 넘어가고 밝혀지면 무너지는 것'이 아닌 올바른 위기관리에 의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기회로서 인식되어지기를 바래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Creative Commons License

출처 : Tong - 달이좋은인형님의 광자숙제통

Posted by 얼장회이사
,